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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저혈압 한국 경제…올해 역대 최저물가 내년도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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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월째 1%대 미만 상승률…연간 0%대 중반 그칠 듯
“복지·무상정책 등 공급·정책 요인…디플레 상황은 아냐”
김장 채소 급등하고 택시비·학원비는 올라…물가 불균형
지난 10월 서울 시내 한 마트에서 고객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조해영 김경은 기자] 소비자물가가 4개월만에 소폭 상승 전환했지만 1%대 미만의 초저물가 추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12월 물가 상승률도 0%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대로라면 연간 상승률이 사상 최저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정부의 복지 지원 확대와 작황 호조로 인한 농수산물 가격 하락 등으로 공급 측 물가 압력이 낮아진 상황에서 수요도 미진한 탓에 한국 경제의 ‘저혈압’ 상태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초저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김장 채소 같은 일명 ‘장바구니 물가’는 상승해 가계 부담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 11월 상승 전환에도 초저물가 현상 지속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7로 0.2%(이하 전년동월대비) 상승했다. 소비자물가가 공식적으로 상승한 것은 지난 7월(0.6%) 이후 4개월만이다.

올해 저물가를 주도했던 농산물의 가격 하락세가 주춤했고 관리비 등 개인서비스가 오르면서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농산물 가격 약세가 이어졌지만 태풍과 가을 장마로 배추·무·오이 등이 작황 악화로 가격이 크게 올라 하락세가 둔화했다”며 “기여도 측면에서는 개인서비스가 1.6% 올라 물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물가가 상승 전환하긴 했지만 저물가 기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 물가는 지난 8월과 0.0%, 9월 마이너스(-) 0.4%, 10월 0.0% 등 4개월째 초저물가 추세다.

근원물가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1월 0.6% 올랐고,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0.5% 올라 1992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던 올해 9월과 같은 수준이다.

이 과장은 “복지와 무상 정책. 학생 교복 인하나 가전제품 같은 내구제 상승률 둔화가 원인”이라며 “개인서비스 중 외식 부분에서는 학교 급식비와 생선회 (물가 하락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다음달 물가 상승률을 0%대 중반으로 예상했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0%대에 그칠 전망이다. 물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6년부터 지금까지 연간 성장률이 0%대였던 시기는 외환위기 이후인 1999년(0.8%)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터진 2015년(0.7%) 두차례 뿐이다. 올해 11월 현재까지 누적 상승률이 0.4%인 것을 고려하면 올해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공산이 크다.

내년에도 저물가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올해 0.4%에서 내년 1.0%대를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근원인플레이션율은 0.7%로 올해와 비슷할 것으로 봤다. 유류세 인하와 개소세 인하 종료 등 일회적 요인이 사라지면서 소비자물가는 올해보다 개선되겠지만 근본적인 저물가 현상의 회복은 어렵다는 뜻이다.

다만 정부는 저물가 현상을 두고 대해 수요측 물가압력이 낮아지는 가운데 공급측 요인과 정책 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디플레이션(경기 침체를 동반한 물가 하락)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디플레 우려에도 최근 나타나는 낮은 물가상승률은 공급요인이 커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생활물가지수 올라…소비자 체감 부담은 여전

아이러니하게도 역대급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11월 생활물가지수는 0.2% 올라 7월 이후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전체 460개 품목 중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비중이 높아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1개 품목으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물가 체감 지표로 불린다.

실제 배추와 무의 물가는 작황이 악화했지만 김장철 수요가 늘어 각각 56.5%, 67.4%의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서비스 중에서는 택시료(14.8%)와 시내버스료(4.2%)가 올랐고 공동주택관리비(5.7%)와 고등학생·중학생학원비(1.9%, 1.7%)도 상승했다.

1일 한국은행이 글로벌 통계 비교 사이트 넘베오의 자료를 인용한 발표에서도 올해 서울 생활물가지수는 337개 도시 중 26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파리나 런던 같은 해외 대도시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집값 상승세도 꾸준하다. 한국감정원의 11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11월 서울의 주택 매매가격은 전월대비 0.50% 올라 지난해 10월(0.51%) 이후 최고 상승폭을 나타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0.38%로 연간 기준 6년째 상승세다. 체감하는 물가는 오르는데 정작 지표에서는 저물가가 이어지는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중 유동자금이 부동산에만 쏠리기 때문에 집값만 오르는 물가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다”며 “재정의 효율적인 집행을 통해 집값 부담을 줄임으로써 상대적으로 위축한 다른 부문의 수요를 진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소비자물가지수 주요 등락률 추이. 통계청 제공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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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513조 규모 정부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을 넘겼다. 2015년부터 5년 연속 늑장처리다.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를 두고 대치 중인 여야는 처리 시한이 임박해서도 '네 탓' 공방을 벌였다. 10일 종료되는 정기국회 내 처리도 불투명한 상태다.

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의총장에 자유한국당 규탄 손팻말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국회에 따르면 국회법은 매년 12월 2일을 이듬해 정부 예산안 법정 처리 시한으로 규정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1월 30일까지 예산안과 부수 법안을 심사해야 하며, 이를 마치지 못하면 일명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정부 예산안 그대로 12월 1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올해는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등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법안 처리를 두고 여야가 충돌하면서 정부 예산안에도 불똥이 튀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무제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신청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 개회를 거부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예산안 늑장처리를 방지하고자 국회 선진화법이 시행됐으나 시행 첫 해인 2014년을 제외하곤 5년 연속 법정시한을 어겼다. 작년에는 12월 8일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예결위 소속 야당 관계자는 “예산안은 법정시한이 지나면 교섭단체 원내대표간 협상을 통해 정부 초안을 수정해 처리한다”면서 “올해는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 때문에 (빠른 처리가) 쉽지 않아보인다”고 전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이날 예산안 늑장처리와 관련해 상대를 비난하는데 열중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이 필리버스터 신청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예산안 협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민주평화당 등 군소야당과 4+1로 처리하겠다며 한국당을 압박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올해도 예산안을 지각 처리하게 됐다는 꼬리표가 붙게 된 점에 대해 국민께 송구한 말씀을 전한다”면서도 “이런 상황을 초래한 한국당에 강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전적으로 정략적 목적으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 심사를 방해한 한국당 책임이 크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정기국회가 종료되는 10일 이전에 내년도 정부예산안을 반드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단식투쟁을 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가 2일 청와대 사랑채 인근 투쟁천막 앞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한국당은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스스로 민생을 내팽개치고 협의를 거부하는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고 비난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내년도 예산안마저 정치적 공세수단으로 이용해 심의를 거부했다”고 반박했다. 예결위 한국당 간사인 이종배 의원도 “민주당은 어제(1일) 느닷없이 필리버스터 철회 없이는 예산안 심의를 거부하겠다고 주장하며 간사협의를 파행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선 본회의 안건에 대한 '무한 수정안 발의'로 준법투쟁에 나서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나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아직 논의된 사항은 아니다”고 했다.

한편 여야의 극한 대치 속에 이날 예정됐던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과 원내수석부대표 등 여야간 협의테이블은 모두 중단됐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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