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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국내 증시의 약세가 지속되면서 이번에도 국민연금이 구원투수로 등판할지 시장의 관심이 커진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8~9월 급락장에서도 5조원 가량을 순매수해 지수를 방어한 적이 있다.
최근 주가 하락으로 10조원 가량 추가 매수 여력이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데, 코로나 사태가 완화할 경우 국민연금의 매수세 유입으로 증시도 강하게 반등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급락한 지난주(2월24~28일) 연기금 등은 국내 주식 2643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연기금 등에는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공무원연금 등 다양한 기관들이 있지만 이중 국민연금 투자분이 90% 이상이다.
앞서 올들어 2월 셋째주까지 연기금의 국내 주식투자는 2867억원 순매도 였다. 그런데 코스피가 8.1%, 코스닥이 8.6% 급락한 지난 한 주 동안에는 오히려 매매 포지션을 매도에서 매수로 바꿔 대거 순매수에 나선 것이다.
그 동안 국내 증시에서 연기금이 순매도를 기록한 이유는 연기금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국민연금의 매도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연금의 투자는 미리 짜여진 투자 포트폴리오를 철저하게 따른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5월 발표한 '2020년도 국민연금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 총 운용자산 목표는 748조6674억원인데, 이중 국내 주식 투자금액이 전체의 17.3%인 129조7372억원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주가가 급등하면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은 연초에 이미 목표치를 초과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식 보유금액은 132조2610억원, 비중은 17.95%로 목표금액 대비 2조5000억원 초과했는데 이후 1월 중순까지 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보유금액은 더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이 연초 강하게 매도에 나선 배경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는 폭락했고 지난달 28일 코스피는 1987.01을 기록, 지난해 9월초 이후 약 6개월만에 2000선 밑을 내줬다. 지난해 말 대비로는 약 9.6% 하락했다.
코스피 하락률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금액도 지난해 말보다 9.6% 감소한 119조5000억원 가량으로 분석된다. 올해 투자 목표금액보다 하락하면서 약 10조원 정도의 투자 여유분이 생긴 것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최근 하락장을 매수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8월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일본의 경제 보복 등으로 국내 증시가 급락했을 때 국민연금은 2조5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고 그 다음달에도 2억5000억원을 순매수하며 2달 간 5조원 어치를 바구니에 담았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국민의 노후자금으로 코스피를 방어한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결과론적으로 이후 주가가 상승하면서 저가 매수 전략은 큰 효과를 봤다. 국민연금의 지난해 국내 주식 수익률은 12.58%로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 7.67%보다 높았는데, 8월 저가 매수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국민연금의 자금이 대거 증시에 유입되면 주가 반등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실물경기 침체를 우려하면서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관점에서는 지금이 '바닥'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코로나19 이후 각국 정부의 강한 경기부양책도 기대 요소로 꼽힌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12개월 전망 PBR(주가순자산비율)가 0.78배로 하락하면서 금융위기 수준에 도달했다"며 "일시적인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변환경은 금융위기와 비할 바는 아니다. 장기 투자가 입장에서는 근래에 보기 드문 좋은 기회"라고 분석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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