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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관망경]코로나와 맞서는 '디지털'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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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산업군이 '포스트 코로나' 대책으로 분주하다. 코로나19 사태가 정확히 언제 진정될지는 알 수 없지만 반드시 회복기가 올 것이라는 점을 믿기에 사회 전반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아무도 가 보지 못한 길이기에 답안도 없다. 다만 지난 몇 개월 동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는 '디지털'의 위력을 그 어느 때보다 크게 경험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은 코로나 전파를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였고, 희망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량의 마스크 생산에 스마트공장, 약국을 통한 마스크 배급에는 위치정보기술, 진단키트에는 빅데이터와 세계 최고 의료 바이오기술이 각각 기여했다. 원격 회의와 원격 수업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면서도 최소한의 일상생활과 경제 활동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온라인 개학이라는 초유의 사태도 아주 큰 탈 없이 현실화시켰다.

우리는 '세계 최고 ICT 강국'이라는 위상에다 자신감을 추가로 부여받았다. 전 세계의 찬사를 받고 있는 지금이다. '디지털화의 뉴노멀'을 주도, 스마트 대한민국을 보여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게티이미지뱅크
선결 과제가 있다. 코로나19 이전에 만든 정부의 스마트 대한민국 정책을 일제 점검해야 한다. 초토화된 항공·관광 산업 등은 빠르게 회복시켜 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조선·해운 등 전통 기간산업과 의료·바이오·인공지능(AI) 등 신산업을 구분해 디지털 혁신을 촉진해야 한다. 우리 산업의 체질을 바꿀 디지털 방향을 다시 바로잡아야 한다. 본격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공장은 단순히 생산성 향상 단계를 넘어 서비스 고도화 단계로 끌어내고, 스마트 상점도 키오스크 적용을 넘어선 새로운 가치 창출을 노려야 한다. 특히 산업생태계 전반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하는 플랫폼 전략도 대계가 필요하다.

속도도 중요하다. 공장 컨베이어벨트가 멈추기 전에 조속히 윤활유를 공급, 성장 체력을 길러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빠르게 연착륙해 낸다면 '스마트 대한민국'이라는 상품은 또 다른 '수출 효자'가 될 수 있다. 세밀하게 구상하고 대비해야 기회가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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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에서도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고 있는 '장애인 참정권'은 지켜지지 못한 '신기루'와 같은 권리로 남았다. 오른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이종성·김예지 미래한국당 당선인, 김훈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선임연구원, 김대범 피플퍼스트 서울센터 센터장. /남윤호·배정한·허주열 기자

"잘 살펴보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6월 8일 지방선거 사전투표 후 장애인들을 만나 참정권 행사의 문제점 등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선거 때마다 불편을 호소한 장애인들은 대통령의 발언에 기대했다. 그리고 약 2년이 흘렀다. 무엇이 바뀌었을까. 지난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졌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고 장애인들은 토로한다. 헌법 제24조에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선거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다. 이대로는 2년 뒤 열리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장애인 참정권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는 7개 장애인 단체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문가, 21대 총선 장애인 당선인 3명의 인터뷰를 통해 장애인 참정권 실태를 직접 듣고, 2022년 대선 전 개선 방향을 모색한 [TF기획-머나먼 장애인 참정권]을 총 5회에 걸쳐 보도한다. <편집자 주>

'21대 총선 장애인 투표의 현주소'...2년 전과 다르지 않았다!

[더팩트ㅣ이철영·허주열·박숙현·문혜현 기자] #. 투표소 현장에선 평소 생활에 도움을 주는 활동지원사와 함께 기표소에 들어가 도움을 받으려 했어요. 하지만 '관계증명서'를 내지 않으면 함께 못 들어간다고 해, 투표소 관계자 두 명이 따라 들어와 투표하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이게 무슨 비밀투표입니까? -시각장애인 김훈 선임연구원

#. '장애인은 도움을 요청하세요'와 같은 안내문이 없었어요. 수어통역사를 요청했지만, '안 된다'는 거절이 돌아왔어요. 뒤에서 투표를 기다리던 사람 중 일부가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해 눈치를 보면서 겨우 투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한숨이 나오더라고요. -청각장애인 김지연(가명) 씨

#. 첫 투표였어요. 손이 불편해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기표하려 했지만, 투표소 관계자가 '안 된다'고 소리를 질렀어요. 혼자서 떨리는 마음을 다잡으며 한 표를 행사하려 했지만, 작은 칸에 정확히 기표할 수 없었죠.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맞춰 넣는 것도 힘들어 땅에 떨어뜨리고 말았어요. 쫓겨나듯이 투표소를 나왔는데, 다음을 기약하기에 악몽으로 끝난 첫 투표의 기억이 쉽사리 잊힐 것 같지 않아요. -발달장애인 이지혜(가명) 씨

이대로라면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장애인들의 온전한 참정권 행사는 달라질 게 없어 보인다. 조금씩 개선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너무 컸던 탓일까.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좀 더 속도 내기를 장애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부풀어 바랐지만 현실의 차가운 유리 벽은 높고도 두꺼웠다.

장애인들은 우리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이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낮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장애인은 262만 명(전체 인구 대비 5.1%), 이 중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선거권을 가진 장애인은 254만 명에 달했다. 그러나 이들의 참정권은 비장애인에 비해 상대적 제약이 컸다.

김훈(왼쪽)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선임연구원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연합회 사무실에서 더팩트 취재진과 만나 21대 총선에서 시각장애인의 투표가 어려웠던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허주열 기자

헌법 제24조에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선거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2008년 국회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도 통과됐지만, 현실은 다르다. 21대 총선에서도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고 있는 '장애인 참정권'은 지켜지지 못한 '신기루'와 같았다는 지적이 장애인들 사이에서 터져나왔다. "의지가 없었다. 정치권이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바꿀 수 있다고 본다"는 한 발달장애인의 지적은 21대 국회가 깊이 새겨야 할 대목이다.

"그야말로 깜깜이(전혀 모르는) 선거 그 자체였다." 김훈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선임연구원은 평소 가장 싫어하는 '깜깜이'라는 말까지 사용하며 유례가 없었던 이번 선거를 비판했다.

시각장애인인 김 연구원은 "선거 공보물의 오타 문제가 여전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에도 중앙선관위에 점자 공보물 제작업체명과 전화번호 표기를 요청했는데 이번에도 안 됐다"면서 "이것이 표기돼야 오탈자를 지적할 수 있다. 그래야 다음 선거에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런 현실의 벽 앞에서도 장애인들은 참정권 행사에 적극적이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에 따르면 지난(2017년 5월) 대통령 선거의 전체 투표율은 77.2%였는데 장애인 투표율은 84.1%로 7%P가량 높았다.

의지는 높지만, 현실은 여전히 이들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취재진이 만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발달장애인지원비영리단체 '소소한 소통'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피플퍼스트서울센터 등 관계자들은 장애인 참정권 행사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어려웠다. 꼭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범 '피플퍼스트' 서울센터 센터장은 발달장애인들의 선거 어려움에 대해 "선거 공보물이 이해하기 너무 어렵고, 투표 절차도 복잡하다"고 토로했다.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난 김 센터장. /허주열 기자

부모가 아닌 활동지원사와 함께 투표소에 간 시각장애인, 부모와 함께 투표소에 간 중증 발달장애인 중 다수가 제대로 된 한 표를 행사하지 못하고 투표소에서 시간만 허비하다 귀가했다. 무사히 기표에 성공한 장애인도 선거의 기본 원칙인 '비밀·직접투표'를 보장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발달장애인인 김대범 피플퍼스트 서울센터 센터장은 "저는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고, 투표도 경험해 이번 총선에서 참정권 행사에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다른 발달장애인들은 '선거 공보물이 이해하기 너무 어렵고, 투표 절차도 복잡하다'고 토로했다"며 "불친절한 투표소 관계자, 뒤에서 빨리하라고 재촉하는 사람들 때문에 제대로 투표를 한 것인지 확인도 못 하고 도망치듯 투표소를 빠져나온 친구들이 많다"고 불편한 현실을 토로했다.

김 센터장은 4월 초 센터 관계자들과 함께 돌아가면서 릴레이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1인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8년 6월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마련된 지방선거 사전투표소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쉬운 공보물, 쉬운 투표용지로 장애인의 참정권을 보장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6월 8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 후 장애인들을 만나 '장애인 참정권'과 관련한 의견 청취 후 "잘 살펴보겠다"고 개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청와대 앞 삼청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 후 장애인들의 의견을 듣는 문 대통령 내외. /청와대 제공

당시 문 대통령은 김 센터장에게 "무슨 말인지 잘 알겠다, 잘 살펴보겠다"며 "투표권은 있어도 접근이 어려워서, 또 투표용지에 기입하기 어려워서 사실상 참정권이 제대로 보장되고 있지 않다"고 개선의 의지를 보였다. 장애인들은 대통령의 긍정적 답변에 기대가 컸지만, 2년이 지난 현재도 바뀐 게 없다고 했다.

다음 선거에서 장애인들의 평등선거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선거 공보물 △투표소 이동 △투표용지 △비밀투표 등 가장 기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때 가능하다.

김 연구원은 "선거를 앞두고 장애인 단체를 찾은 선관위 관계자들에게 장애인의 참정권 행사가 어렵다는 점을 설명하고, 대안도 여러 차례 제시했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시각장애인의 완전한 비밀투표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후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얻고, 기분 좋게 투표를 마칠 수 있는 상황은 만들어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소소한 소통' 백정연 대표(가운데)와 주명희 총괄본부장이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사무실에 취재진과 만나 발달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허주열 기자

김철환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활동가는 "청각장애인들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선거유세 축소로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잘 모르고 투표소로 간 경우가 많았다"며 "개표방송의 경우에는 수어통역이 아예 제공되지 않아 21대 총선이 끝난 후 방송사에 진정서를 접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은 "지체장애인 등은 투표소까지 이동권을 보장해야 하는데 투표 전 이동지원을 선관위에 요청하니 '이미 예약이 끝났다'고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분도 있었다"라며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 등 휠체어를 이용해 접근할 수 없다는 투표소도 여전히 있어 투표장에 갈 수 없는 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주 옛날과 비교하면 많이 달라지긴 했다"면서도 "여전히 아예 접근이 불가능한 투표소가 있고, 보조용구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곳이 있어 많은 장애인이 선거 참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발달장애가 있는 동생을 둔 장혜영 정의당 당선인은 "참정권은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입체적 권리인데, 여러 면에서 촘촘하게 권리가 지켜지지 못했다"며 "장애인들은 국민의 한 사람임에도 권리를 침해당하는, 충분히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느낀 선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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