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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TF주간政談] 금배지들의 '리얼' 수해 봉사…'어지럼증' 호소가 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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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우에 전국적으로 수해가 발생하면서 여야 정치권이 일제히 봉사에 나섰다. 특이점은 과거 '보여주기식'에서 탈피, 달라진 모습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11일 충북 음성 지역을 방문한 민주당 의원들이 쌓인 토사를 퍼내는 모습. /음성=남윤호 기자

<더팩트> 정치팀과 사진영상기획부는 여의도 정가, 청와대를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TF주간 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 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파는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행동파' 김정숙 여사, 몰래 봉사 "진짜야?"

[더팩트|정리=문혜현 기자] -기록적인 폭우에 전국 곳곳에서 수재민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정부와 정치권은 모두 수해현장으로 출동해 일손을 보탰는데요. 특별재난지역 추가 선포와 재난지원금 상향 등 재정적 지원도 이어졌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 수해까지 겹친 피해 국민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각계각층의 수해 봉사활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정숙 여사의 '몰래 봉사'가 있었는데요. 취재진도 해당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여야 정치권도 수해 봉사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는데요. 열성적인 모습에 보좌진과 당직자들도 놀랐다고 하네요. 통합당은 호남 지역을 수차례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최근 지지율이 오른 상황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합니다. 또 21대 국회 초반 자취를 감춘 더불어민주당 윤미향·이탄희 의원을 향한 관심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먼저 청와대 소식부터 들어보시죠.

여야 지도부와 의원, 당원들은 모두 수해 현장으로 달려가 복구작업에 나섰다. 지난 11일 충북 음성 지역을 방문한 이낙연 의원과 민주당 지도부(위쪽). 지난 12일 전북 남원을 방문한 통합당 지도부(아래쪽) /남윤호·허주열 기자

◆'수해 복구 작업' 나선 의원들…보좌진·당직자가 본 '찐열정'

-이번 폭우 피해가 급증하면서 각당 지도부와 국회의원들은 전국 곳곳 수해 현장을 찾아다녔죠. 덥고 습한 날씨에 수건을 두른 정치인들은 구슬땀을 마다하지 않고 복구 작업에 나섰다고요?

-네, 맞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무더운 날씨에도 마스크와 모자, 장갑을 착용하고 복구 작업에 나선 의원들의 모습은 국회에서와 매우 달랐는데요. 여야는 모두 각당 지도부와 의원들, 보좌진과 당직자를 동원해 피해 복구에 손을 보탰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70여명 의원과 420명 당원들이 전국 각지로 흩어져 봉사활동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12일엔 이낙연, 김부겸, 박주민 등 당권주자를 비롯한 최고위원 출마자 8명과 당원들이 전북 남원 금지면을 찾아 토사물을 퍼내는 등 작업에 나섰는데요.

-세 후보는 입을 모아 남원 지역 재난지원금 상향과 피해 복구 지원 대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날 이 후보는 특별재난지역 선정과 관련해 "(남원시) 복구지원금에는 주택파손을 포함해 농작물도 지원 범위에 포함되어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후보는 "정부가 그나마 피해를 빨리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일들을 차질 없이 하겠다"고 위로했고요. 박 후보는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이 공공시설 위주로 돼 있는 부분을 개선해 민간 농가 피해에 대해서도 선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날 당 대표 후보자들과 함께 일한 당직자·보좌진 등은 열성적으로 복구 작업에 임하는 모습을 직접 봤다고 하는데요. 전당대회 선거운동이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앞뒤 가리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는 모습이 남달랐다고 합니다.(웃음)

-미래통합당은 지난 5일부터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도 빠짐 없이 수해 복구 현장을 찾았습니다. 지난 13일엔 통합당도 당원 300명과 함께 전북 남원을 방문해 수해 복구 지원에 나섰는데요. 이날은 취재진도 함께 가 통합당 인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날 여성 의원들은 '몸빼바지(일바지)'를 입고 등장해 새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남성 의원들도 양복을 벗고 작업복 차림으로 삽을 들었습니다. 잠시 비가 갠 뒤라 매우 무더운 날씨였는데요. 바깥 일이 낯선(?) 일부 의원들은 어지럼증을 느끼며 잠시 쉬기도 했습니다.

-현장에 함께 갔던 보좌진들 이야기를 들어봤더니 다소 '놀랐다'고 했는데요. 피해 지역의 처참함과 안타까움 때문이기도 했지만 가재도구를 치우고 씻는 의원들의 모습이 그렇게 열정적이었다고 합니다. 일부 '보여주기식' 모습을 드러낼 줄 알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고요, 흙과 땀에 망가지는 모습을 개의치 않고 작업에 열중했다는 후문입니다.

청와대는 김정숙 여사의 수해 봉사가 알려지자 뒤늦게 관련 사진과 내용을 공개했다. 지난 12일 강원도 철원에서 봉사활동 중인 김 여사. /청와대 제공

◆전혀 예고 없었던 김정숙 여사 '몰래 봉사'

-최근 정치권이 앞다퉈 비 피해가 심한 지역으로 달려가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봉사활동이 화제가 됐습니다.

-그렇습니다. 김 여사는 지난 12일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이길리를 방문했습니다. 철원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곳입니다. 그만큼 비 피해가 심하다는 것이죠. 때문에 김 여사가 철원으로 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 문 대통령이 같은 날 경남 하동과 전남 구례, 충남 천안을 차례로 방문하는 일정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 김 여사의 수해 복구 봉사활동은 비공개였다면서요?

-제 지인이 물어보더군요. "김 여사가 진짜 몰래 철원에 간 것 맞냐고"요. 일종의 '쇼'라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답해줬습니다. "정말 사전에 몰랐다"라고요. 말 그대로 '깜짝 방문'이었습니다. 기자들도 전혀 몰랐어요. 김 여사의 철원 방문 일정은 공지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당일 오후 3시쯤 김 여사의 봉사활동 보도가 나왔는데요. 그걸 보고 알았습니다.

-윤재관 부대변인이 오후 5시께 "문의가 많아서 알린다"면서 김 여사의 봉사활동을 확인했습니다. 문의가 많았다는 것은 김 여사의 철원행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겠죠. 기자들이 사전에 김 여사의 방문을 알고 있었다면 문의하는 이는 많지 않았을 겁니다. 청와대가 김 여사의 수해 현장 복구지원 사진을 공개한 것도 오후 6시였습니다.

-김 여사가 예고 없이 철원으로 향한 배경에는 수해 복구 현장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이 수해 피해 지역 3곳을 들렀을 때도 "누가 될까 봐 망설였다"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입니다. 김 여사는 조용히 현장에 가 피해 주민들을 위로하고 일손을 보태고 돌아오겠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실제 대규모 수행원과 기자들을 이끌고 수해 현장에 간다면 어느 주민이 반가워하겠습니까.

-3년 전인 2017년 폭우로 피해가 심했던 청주시 청석마을을 방문해 복구 작업을 벌였던 것에 이은 두 번째 봉사활동이었습니다. 영부인이 수해현장을 방문해 복구 작업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김 여사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김 여사는 '행동파'인 것 같습니다. 그렇더라도 또다시 이런 기록적인 폭우로 주민들이 상처받지 않는 게 가장 좋겠지요. 이번 인명·재산 피해를 본 시민들이 힘내셨으면 합니다.

-3년 전 옷과 비슷한 복장으로 다시 수해복구 현장에 나서 화제가 됐는데요. 영부인의 복장이 3년간 변함이 없는 것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통합당이 연일 호남 지역 수해 복구에 나서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전북 남원 용전마을 수해 복구 현장에서 봉사활동 중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허주열 기자

◆통합당, 잇단 '호남행' 정치적 노림수 없다고?

-통합당이 최근 기록적 폭우로 최악의 수해를 입은 호남에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쏟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는 주요 인사들이 무려 네 차례에 걸쳐 호남을 방문했습니다.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보수를 넘어 중도로의 외연 확장이 필수라는 판단하에 이뤄진 행보로 보면 될까요?

-네, 통합당은 지난 10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전남 구례를 찾았고, 11일에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구례를 찾아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펼쳤습니다. 12일에는 통합당 예결위원들이 전북 남원과 구례 등을 찾아 수해 복구를 위한 예산 지원과 4차 추가경정예산안 등과 관련한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또 13일에는 주 원내대표와 의원들, 당원 300여 명이 남원을 찾아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실시했습니다.

-특히 호남은 더불어민주당의 핵심 텃밭이지만, 호남 수해 지원은 통합당이 민주당, 정세균 총리, 문재인 대통령보다 빨라 주목받았습니다. 때문에 정치권 안팎에선 다음 선거 승리를 위해 '호남의 마음'을 얻고자 통합당이 발빠른 행보를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13일 남원 봉사활동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주 원내대표는 "호남 민심을 고려한 게 아니라 수해가 가장 심각한 현장, 도움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 곳을 찾은 것"이라고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거듭 부인했습니다.

-정치적 의도가 없다고 하지만, 의도가 있어 보이는 다른 결정도 있었죠?

-네, 통합당은 이번 주 새 정강·정책에 '광주 5·18 민주화운동' 계승을 명시했고, 국민통합위원회도 만들었습니다. 또한 당헌·당규에 호남 출신 인사의 공천 의무화, 일정 비율 배려 등 구체적인 행동으로 호남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겠다는 계획입니다. 말로는 통합당에서 정치적 의도 없이 호남을 찾는 것이라고 하는데, 행동은 의도가 있어 보이는 그런 상황입니다(웃음).

-봉사활동 현장에선 진정성이 느껴졌나요?

-네, 지난 13일 오후 남원 봉사활동을 직접 취재를 겸해 다녀왔는데요, 기나긴 장마가 잠시 주춤하고 무더위가 이어지던 이날 통합당 의원들과 당원들 수백 명이 땀으로 범벅이 된 옷을 입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또한 통합당에 나와서 봉사활동을 한다고 알리지 않아서 어디서 지원을 나온 건지 모르는 마을 주민도 있었습니다. 이와 관련 통합당 관계자는 "진짜 필요한 곳에 필요한 도움을 주기 위해 일부러 정당에서 나온 걸 알리지 않았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작은 일도 크게 알리려는 정치인들의 특성(?)까지 고려하면 진정성이 느껴지는 복구 현장이었습니다.

-호남 민심에 다가가려는 통합당의 노력이 눈에 보이는 것 같네요. 호남 주민의 입장에서도 표를 던질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것은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경쟁이 있어야 지역구 의원들이나 지자체장들이 주민을 위해 좀 더 열심히 일하려 할 테니까요. 통합당의 불모지였던 호남에 대한 구애가 끝까지 진정성을 잃지 않고 계속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기부금 유용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윤미향 민주당 의원과 건강 문제로 국회를 비운 이탄희 민주당 의원이 두문불출하면서 의정 활동 복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윤호·이동률 기자

◆윤미향·이탄희 당당한 의정활동은 언제쯤?

-'기부금 회계 부정 유용' 의혹에 휩싸이며 21대 국회 논란의 핵이었던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수사 약 3개월 만인 지난 13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는데요. 의정활동 잘할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검찰 조사 등에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윤 의원은 정의기억연대(옛 정대협) 대표 시절 기부금 횡령 및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13일 오후 1시 30분쯤부터 14일 새벽 4시경까지 약 14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받았는데요. 정의연의 회계 누락된 총 37억 원 기부금 횡령 의혹과 함께 '안성 쉼터' 고가 매입과 쉼터 관리인 부친 고용에 대한 배임 혐의 등을 받고 있죠. 강도 높은 조사에 피곤했던 걸까요? 몰려들 취재진을 피하려 했던 걸까요? 윤 의원은 이날 국회 사무실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윤 의원은 또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기념해 김상희 국회부의장, 정춘숙 여성가족위원장, 남인순 의원 등과 '사회운동으로서의 문화예술과 문화예술인의 권리보장'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는데요. 윤 의원은 전날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서도 이를 홍보하며 "관심 있는 분들은 내일 봬요"라고 했죠. 하지만 정작 자신은 토론회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토론회 시작 전 윤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님이 토론회에 참석하실지 안 할지 모른다. 의원님으로부터 아직 연락을 못 받았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그리고 토론회를 끝까지 지켜봤지만 윤 의원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모습이 안 보이는 의원이 또 있죠?

-네. 이탄희 민주당 의원인데요. 그는 지난 6월 6일 사법농단 사태 때 발생한 공황장애 증상이 재발해 건강을 회복한 뒤 다시 국회로 돌아오겠다고 밝혔죠. 벌써 2개월이 넘었습니다. 물론 그동안 아무 일도 안했던 건 아닙니다. 그는 가장 최근에는 대법관 수를 현행 14명에서 48명으로 증원하는 법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그의 법안 발의는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보좌진에게 메신저를 통해 여러 업무를 지시한다고 하네요.

-조금 뒤 9월 말부터 국정감사 시즌에 돌입하는데요. 이 의원은 언제쯤 복귀할까요?

-모든 게 미정입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이 앓고 있는 질환이 기간을 정해 회복될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최대한 빨리 회복해서 오겠다는 게 입장"이라면서도 "당연히 국감 전에 돌아오면 좋겠지만 올지 안 올지 확답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이어 "최대한 의정활동에 피해가 없도록 법안 발의도 하고 있고, 용인 지역사무소에도 가끔 가신다. 보좌진은 의원이 계신 의원실과 마찬가지로 열심히 일하고 국감 준비도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무한정 기다리게 할 수만은 없으니 이 의원 본인도 부담을 느끼고 있을 것 같네요.

-민주당은 이 의원 영입 당시 그를 "사법개혁을 책임질 법관 출신 인사"라고 소개했었죠. 또 윤 의원은 "과거 역사 청산은 민주주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이라며 "30년 동안 거리에서 했던 수요집회를 내가 국회에서 이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습니다. 이들에 정치에 입문했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고 국민이 원하는 곳에 든든하게 짠~하고 나타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팀장, 허주열 기자, 신진환 기자, 박재우 기자, 박숙현 기자, 문혜현 기자(이상 정치팀), 장우성 정치사회 에디터, 임영무 기자, 배정한 기자, 이새롬 기자, 남윤호 기자, 이선화 기자, 임세준 기자(이상 사진영상기획부)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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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금융위 고위 간부가 "유재수 전 부시장의 민주당 입문을 영전성 인사로 보기는 힘들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사진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날 공판에 출석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동률 기자

금융위 간부 "영전 인사로 보기 힘들다…사표 수리는 못 들어"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투서가 들어와 청와대 감찰을 진행했고 일부 클리어 됐다. 그런데 사소한 문제가 일부분 해소되지 않았다. 인사에 참고하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유재수 전 부산 경제부시장의 당시 소속이던 금융위원회에 이같이 통보했다. 백 전 비서관의 통보는 '비위 무마'였을까, 아니면 최선의 '전달'일까. 검찰은 구체적 비위 내용과 징계 수위를 언급하지 않아 "너무 추상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백 전 비서관의 통보로 당시 금융위는 유 전 부시장을 국장직에서 해임하는 등 '처분'할 수 있었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는 14일 이른바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백 전 비서관,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을 기점으로 심리 쟁점은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금융위로 넘어왔다. 피고인들의 무마 시도로 특감반원들이 수사 저지 압박을 받았다면, 금융위는 중징계감인 간부가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영전'하는 걸 손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검찰의 공소사실이다. 관련 증인으로 백 전 비서관에게 감찰 결과를 직접 통보 받은 김용복 기획재정부 제1차관과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는 14일 이른바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5월 청와대에서 대화 중인 조국 당시 민정수석과 백원우 전 비서관의 모습. /뉴시스

유 전 부시장의 감찰이 진행된 2017년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근무한 김 차관은 백 전 비서관에게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결과를 직접 통보 받았다. 김 차관은 "2017년 12월 초 백 전 비서관에게 전화가 왔다"며 "유 전 부시장 비위에 대한 투서가 들어와 청와대에서 감찰했고, 대부분 내용은 '클리어' 됐는데 일부분이 해소되지 않았다. 금융정책국장 자리에 계속 있을 순 없을 것 같으니 인사에 참고하라고 통보했다"고 기억했다.

앞서 백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에서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의혹을 금융위에 알리고 사표를 수리하는 선에서 정리하라는 청와대 입장을 통보했다"고 진술했다. 유 전 부시장의 감찰이 진행된 2018년 12월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역시 "유 전 부시장의 사적인 문제를 금융위에 통보했고 사표 수리로 정리하라 했다"고 밝혔다.

재판에 이르러 백 전 비서관 등은 금융위에 사표 수리라는 감찰 결과를 통보했기 때문에, 감찰 무마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날 김 차관은 구체적 비위 내용과 사표를 수리하라는 말은 듣지 못했다고 거듭 증언했다. 김 차관에 이어 증언대에 선 최 위원장 역시 "'유 전 부시장 감찰 결과 사소한 문제가 있으니 인사에 참고하라'는 취지의 청와대 연락이 왔다고 김 차관에게 보고 받았다"고 했다.

백 전 비서관의 통보를 받은 금융위는 내부 회의를 거쳐 당시 금융정책국장이던 유 전 부시장의 보직을 변경하기로 결정, 대기발령 조치를 취했다. 이후 유 전 부시장은 금융위에 사표를 낸 뒤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이 됐다.

검찰은 백 전 비서관 등이 구체적 의혹 내용과 징계 수위를 언급하지 않아 합당한 징계도 받지 않고 '영전성 인사'를 했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 전 장관 측 변호인단은 일부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으니 인사에 참고하라는 통보를 했기 때문에 유 전 부시장은 대기발령이라는 '인사불이익'을 받았다고 변론했다.

변호인: 공무원 서열문화상 보직에서 해임된 고위직 공무원이 더 낮은 자리로 갈 수 있습니까?

김 차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변호인: 유 전 부시장 역시 금융정책국장까지 올라가서 해임 됐는데, 금융위에서 더는 있을 수 없겠다고 생각하셨죠?

김 차관: 네.

변호인: 그래서 (유 전 부시장이) 해외 파견도 생각하다가 마침 민주당에 자리가 신설돼 여기라도 보내달라고 한 거 아닙니까?

김 차관: 그렇습니다.

유 전 부시장의 새 거취인 민주당 수석전문위원 역시 영전성 인사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기발령 상태로 금융위 내 입지가 위태로워진 유 전 부시장이 마침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갈 기회가 생겨 사표를 제출하고 떠난 상황으로, 일종의 '도피처'였다는 설명이다. 김 차관 역시 반대신문에서 "금융위 요직인 금융정책국장에서 여당 전문위원으로 간 건 영전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변호인: 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이 대단한 자리라고 검찰은 말하지만, 어떻습니까?

김 차관: 썩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국장이면 이미 자기 조직을 갖고 지휘하는 자리인데 (민주당에 가면) 혼자 가서 일해야 하고, 후배한테 자료 요청해야 하고…. 쉽지 않습니다.

변호인: 결국 유 전 부시장도 갈 데 없어서 가는 자리였네요. 영전하는 자리는 아니군요?

김 차관: 영전이라 보기는 어렵죠.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청와대 감찰을 받은 뒤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입문한 것이 영전성 인사인지를 놓고 법정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유 전 부시장의 모습. /뉴시스

최 전 위원장 역시 "대기발령 자체도 고위 공무원에게 치명적 처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사소한 문제라고 보고 받았기 때문에 보직 해임 정도가 적절하다 생각했다. (청와대에서) 사표받을 만하다고 했다면 당연히 저희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은 올 가을 마무리 수순을 밟는다. 이날 재판부는 다음달 11일 유 전 부시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겠다고 밝혔다. 감찰 무마 관련 혐의에 대한 조 전 장관의 피고인신문 기일 역시 10월 16일로 잡혔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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