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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TF이슈] 박근혜 靑 비서관 "통진당 재판 관여 부적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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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관이 통진당 잔여재산 처분 방식을 놓고 사법부와 접촉한 건 부적절했다고 법정에서 인정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3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선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모습. /더팩트DB

사법농단 법정 선 김종필 전 법무비서관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통합진보당 잔여재산 처분 방식을 놓고 법원행정처와 접촉한 의혹을 받는 김종필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지금 생각하면 부적절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그는 '귀찮은 업무일수록 성심성의껏 한다'는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대법원에 문의하라는 상부의 지시를 따랐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는 15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김 전 비서관은 통진당 잔여재산을 가처분·가압류 중 어떤 방식으로 처분해야할지 임 전 차장에 문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김영한 당시 민정수석에게 "통진당 잔여재산을 어떻게 환수할 지 법원의 의견을 받아 보라"는 지시를 받고, 법조인 시절 친분이 있었던 임 전 차장에게 문의하게 됐다. 김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의 권력 남용을 폭로하는 '비망록'을 남긴 인물로, 지난 2016년 작고했다.

김 전 비서관의 전화를 받은 임 전 차장은 가처분 방식이 적절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이후 가처분이라는 특정 결론이 담긴 법원행정처 문건이 관련 소송을 심리 중인 각 법관들에게 전해졌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할 사법부가 청와대와 특정 결론을 합의한 뒤, 일선 법관들에게 같은 판결을 내리도록 압박했다는 것이 공소사실이다.

김 전 비서관은 법원에 문의할 당시 법리적 자문을 구한다고 생각했을 뿐, 재판 개입이라는 문제의식은 느끼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통진당 관련 사안은 제 부서 업무도 아니어서 사건 진행내용을 전혀 모르는 상황이었다"며 "그러던 중 김 전 수석의 지시가 내려졌기 때문에, 저로선 전문가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것으로 가볍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소관 업무가 아니었음에도 김 전 비서관이 이 의혹에 휘말린 사연은 무엇일까. 당시 통진당 업무는 사안이 복잡해 모두가 기피하는 일이었는데, 김 전 비서관은 '귀찮은 업무일수록 성심성의껏 한다'는 소신을 따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전 비서관은 "통진당 업무는 그 자체로 정치적 성격이 강하고 굉장히 어렵기 때문에, 모두들 귀찮아 하고 하지 않으려 했다"며 "귀찮은 업무일수록 성심성의껏 일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 그리고 업무를 거부한다면 자리에 있어선 안된다는 소신이 있다. 저는 (통진당) 업무를 받은 때부터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통진당 재판에 관여했느냐 묻는다면 결론은 맞다. 그런 형태로 (관여했다)"고 말했다.

김 전 비서관은 검찰 조사부터 이날 법정에 이르기까지 "지금 생각하면 부적절한 행위였다"고 일관되게 증언했다.

그는 "저는 법원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물어보는 거라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지금 종합적으로 생각해보면 부적절했다"며 "지금 생각하면 안 해도 될 걸 왜 했을까 싶다. 차라리 제가 연구해서 가압류나 가처분 답변을 드릴 수 있었을텐데, 당시엔 그럴 상황도 아니었고 시간도 없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임종헌(사진)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통진당 잔여재산 처분 방식을 검토해 청와대에 알려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덕인 기자

다만 김 전 비서관은 당시 대법원의 역점 사업이던 상고법원 도입과 관련해 임 전 차장에게 부탁을 받거나, 깊은 대화를 나눈 적은 없다고 했다.

상고법원 도입은 양승태 대법원의 숙원사업으로 알려져 있다.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청와대와 '재판 거래'를 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인데, 김 전 비서관은 같은 법조인으로서 덕담을 건넸을 가능성은 있지만 청탁이 오가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비서관은 "저 역시 법조인으로서 상고법원 도입은 매우 간절하고 필요한 사업이란 걸 알고 있었다. 그렇다보니 술자리에서 '한 번 잘해봐라'고 (임 전 차장에) 덕담을 건넸을 수는 있다"면서도 "삼척동자가 봐도 제가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닌데, 저렇게 멋지게 포장하다니 놀라웠다"고 분명히 했다.

이날 김 전 비서관은 "가처분이 적절하다"는 회신을 받아 김 전 수석에게 보고한 사실과 이 일련의 행위가 부적절했다고 인정했지만, 법원행정처의 회신을 어떤 식으로 받았는지는 기억하지 못했다. 연필로 고친 흔적이 떠오른다며 하드카피 형태로 받았을 거라 추측했지만, 임 전 차장이 직접 준 문건인지 확답을 내놓지 못했다.

임 전 차장은 친분이 있는 김 전 비서관과 전화상으로 현안에 관한 논의를 나눴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김 전 비서관이 퇴장한 뒤 임 전 차장 측은 "증인신문 과정에서도 밝혀졌지만, 사안의 핵심인 문건 송부를 피고인이 했다는 건 수사기록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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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화물 트럭 운전기사 김태은(40) 씨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음에도 일을 놓을 수가 없다. 일하는 만큼 수입이 발생하는 개인 화물용차 사업자이기 때문이다. 취재진이 김 씨를 찾은 지난 9일 경기도 이천의 한 도로에서 휴식을 취하며 아들과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이천=임영무 기자

2년차 화물차 기사 김태은 씨 동행 취재

[더팩트ㅣ이천=임영무 기자] "코로나 무섭죠... 하지만 일 없는게 더 무서워요."

여명의 기색도 없는 지난 9일 새벽 3시, 경기도 이천의 한 원룸 앞에서 화물 트럭 운전기사 김태은(40) 씨를 만났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을 시작한다는 그는 인사를 하며 미소를 지어 보였지만 눈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마스크를 단단히 고쳐 쓴 그는 출발에 앞서 차 내부에 붙여 놓은 가족사진을 바라보며 마치 의식을 치르는 것처럼 안전운전을 다짐했다.

<더팩트> 취재진이 동석한 김 씨의 5톤 화물 트럭은 칠흑 같은 어둠과 퍼붓는 소나기를 뚫고 조심스럽게 어두운 길을 달렸다. 조용한 새벽의 도로는 김 씨 처럼 일찌감치 일감을 찾아 나온 화물 트럭들만이 각각의 목적지로 바삐 달려가고 있었다.

9일 새벽 2년차 화물 트럭 기사 김태은 씨가 쏟아지는 비를 뚫고 경기도 여주의 물류센터로 이동하고 있다.

경기 여주의 대형마트 물류센터에서 물건을 실은 김 씨가 배송지 용인으로 출발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첫 배송지인 용인으로 가는 차 안에서 편의점 김밥으로 끼니를 떼우는 김태은 씨.

첫 일정으로 이천의 한 대형 마트 물류센터에 도착했다. 미리 도착한 수십대의 차량이 물건을 싣고 내리는 도크에 정차해 배송을 준비하고 있었다. 물류센터 발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을 경험한 터라 센터는 각별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스크는 금새 비와 땀으로 흠뻑 젖었지만 누구 하나 벗은 사람이 없었다.

물건을 실은 뒤 운전석에 앉은 김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힘들어요. 여러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는 업무 특성상 마스크를 안 할 수가 없다" 며 "집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람이 많은 식당이나 공중 화장실에 갈 때가 가장 신경 쓰인다는 그는 요즘 식사도 차안에서 해결하는 편이라며 운전중 편의점에서 산 김밥을 한 입 베어 물었다.

김 씨는 일상에서 장거리 운전, 졸음과의 전쟁, 육체적인 노동을 모두 이겨내야 한다.

적재공간 한가득 짐을 실은 김 씨가 윙카 날개를 접고 있다.

경기 광주의 한 공장에서 의뢰를 받은 김 씨가 공장 직원들과 함게 물건을 싣고 있다.

지게차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에는 직접 물건을 옮기는 경우도 많다.

김 씨는 주로 유통업체 물류센터에서 물건을 받아 전국으로 배송하거나 가구 공장에서 물류센터 배송, 냉장식품 배송 등을 주 업무로 하지만 이마저도 경쟁이 심하다. 코로나19로 일감이 늘었냐는 질문에 "뉴스에서는 물류량이 많아졌다고 하지만 시간과 거리가 맞지 않으면 내 일이 될 수 없는 게 현실이에요. 게다가 갈수록 낮아지는 물류비로 소위 기름값도 안 나오는 일들이 많아져서 심각한 상황이죠"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저 처럼 기사 개개인이 사업자인 화물용차(회사 소속 차량이 아닌 프리랜서 화물 트럭) 기사들은 일하는 만큼 벌기 때문에 일을 많이 잡아야 해요. 일이 없는 게 더 무서운 일이니까요..."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업무의 끝은 새로운 시작' 새벽 첫 배송 업무를 마친 김 씨가 휴대폰 앱에서 새로운 일을 찾고 있다.

이 자세가 가장 편하다는 김 씨가 쉬면서 일감을 검색하고 있다.

일을 구하지 못해 운전석 뒤 공간에서 쪽잠을 자는 김태은 씨.

쉬는 시간에는 자주 보지 못하는 가족과 영상 통화를 한다. 7살 아들 준서가 아빠와 영상통화를 하며 하트를 그려 보이고 있다.

아들 준서(7)와 딸 서아(3) 남매의 아빠인 김 씨는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10년간 사진 스튜디오에서 포토그래퍼로 활동한 그는 밤낮없는 과중한 업무와 낮은 보수로 많은 고민 끝에 2년전 화물 기사로의 전직을 결심했다. 친구의 권유로 화물 트럭 기사가 된 그는 현재의 일이 낯설고 힘들지만 가족의 행복을 생각하며 하루 하루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오전 10시를 조금 넘은 시간 배송 업무를 마친 김 씨가 한적한 곳에 차를 정차했다. "이제 좀 쉬면서 다음 일을 잡아야 해요, 요즘 일이 많이 없네요..." 라며 휴대폰 앱을 이용해 일감을 찾았다.

그 사이 두 아이로부터 영상통화가 걸려왔다. 일주일에 단 하루 아빠를 볼 수 있는 아이들이 "아빠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 하며 하트를 만들자 피곤에 그의 지친 얼굴은 금세 활력을 되찾았다. 새벽 3시에 시작한 일은 오후 5시가 되어서야 끝이 났다. 15시간의 고된 노동으로 지칠 법도 했지만 그는 코로나19에도 끄떡 하지 않는 '슈퍼맨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삶의 활력소인 아이들과 통화를 마치며 하트를 만들어 보이는 김태은 씨.

하루 15시간의 고된 노동을 마친 김 씨가 마지막 배송을 마친 뒤 숙소로 돌아가고 있다.

코로나19에도 미소를 잃지 않고 엄지를 들어 보이는 김태은 씨.

김 씨가 물건을 내린 뒤 물류 업체 직원들에게 웃으며 인사를 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상공인들의 시름이 더욱더 깊어지고 있다. 14일 거리두기 2.5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국민 모두가 긴장의 고삐를 조이고 있다.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국민 모두가 마스크를 벗고 활짝 웃음짓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하는 것은 비단 김 씨만은 아니리라.

darkroom@tf.co.kr
사진영상기획부 phot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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