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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96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1990년 9월17일 대졸인력 취업 좁은문…인문계 치열
통계청이 4월 취업자수가 전년 동기 대비 47만6000며 감소했다고 밝힌 13일 서울 중구 장교동 서울시 청년 일자리 센터에서 취업준비생들이 공부를 하고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조용히 하세요 좀! 아시다시피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인해 청년실업이 40만에 육박하는 이 때….”
2003년 방영된 청춘 시트콤 ‘논스톱4’에서 고시생 앤디가 자주 하던 말, 기억하시나요? 17년이 흘렀지만 청년 실업 문제는 풀리긴커녕 오히려 더 나빠졌습니다. ‘청년실업 40만’을 한탄하던 시절이 차라리 나았다는 얘기가 돌 정도죠. 설상가상으로 올해 코로나19로 많은 기업이 채용을 줄이면서 취준생들의 어깨는 더 무겁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취업을 희망하지만 취업시장이 여의치 않아 구직을 포기한 구직단념자는 지난 8월 68만2000명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이 가운데 20대가 36.5%(24만9000명), 30대가 16.1%(11만명)로 절반을 넘었습니다.
‘문과 대졸자’들에게 취업의 문턱은 더 높습니다. 2018년 인문계열 대졸자 취업률은 57.1%, 사회계열은 64.2%로 전체 대졸자 취업률 67.7%에 비해 낮았습니다. “문송(문과라서 죄송)”한 현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나 봅니다. 30년 전 경향신문에는 ‘대졸인력 취업 좁은문…인문계 치열’이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1990년 9월17일자 경향신문 19면 갈무리.기사는 그해 가을 대기업 신입사원 입사경쟁률이 “어느 해보다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어려운 경제 여건에 더해 1990년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며 벌어진 ‘걸프 전쟁’ 등이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당시 대우그룹, 동부, 진로 등은 지난해보다 채용규모를 줄였습니다. 삼성, 쌍용, 한진, 두산 등은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했습니다.
30년 전에도 인문계 졸업생들은 다른 졸업생보다 취업이 어려웠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1990년 기업 대부분이 인문계를 줄이고 자연계를 더 많이 뽑으려 했습니다. 삼성은 그해 가을 305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는데, 인문계 610명에 자연계 2400명으로 1:4 비율이었습니다. 1년 전인 1989년에는 3030명 가운데 인문계가 930명, 자연계가 2100명이었습니다. 기아는 인문계 150명, 자연계 350명을 각각 채용하기로 했습니다.
나름 ‘틈새 시장’도 있었습니다. 공산권 등 특수지역 어학전공자들은 비교적 좋은 대우를 받았습니다. 1988년 88올림픽 이후 한국이 공산권 국가들과 수교를 맺은 것,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가 이뤄진 것 등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SK그룹의 전신인 선경은 그해 가을 중국어와 베트남어, 스페인어 등 전공자를 일정 부분 채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기도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3일 열린 2020 대한민국 고졸 인재 일자리콘서트에서 참가자들이 채용공고판을 살펴보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기사는 면접 전형 ‘꿀팁’도 전했습니다.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의 말을 빌려 “전문지식이 다소 뒤져도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솔직한 태도와 성실성·진실성 등이 돋보이면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네요. 3~5명이 한 조로 면접을 보는 것이나 시사문제에 대한 질문, 간단한 외국어회화 등 지금과 크게 다르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면접단이 “가정환경 등을 점검”한다는 부분은 시대가 흐르며 달라진 점이겠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취업은 청년세대의 가장 큰 고민입니다. 오늘날 청년들은 더 좁아진 문턱 앞에서 더 무거운 한숨을 쉬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과 양극화된 노동시장, 오래된 불황에 코로나19까지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어둡고 긴 이 터널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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