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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北 "남한 당국 신뢰 산산조각…靑 대북전단 조치, 꾸며낸 술책"(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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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관계는 이미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남한과 정말로 더 이상은 마주서고 싶지 않다"
'대북전단 철저 단속' 靑입장문에 "언제 성사돼 빛 보나"

북한은 12일 청와대가 "대북전단 살포를 철저히 단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이번 사태를 통해 애써 가져보려 했던 남조선 당국에 대한 신뢰는 산산조각이 났다"고 했다.

북한은 이날 장금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통일전선부장 명의로 발표한 '북남(남북) 관계는 이미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제목의 담화에서 이렇게 말하고 "큰일이나 칠 것처럼 자주 흰소리를 치지만, 실천은 한걸음도 내짚지 못하는 상대와 정말로 더 이상은 마주서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어 "이제부터 흘러가는 시간들은 남조선 당국에 있어서 참으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靑 대북전단 입장문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장금철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 /뉴시스
앞서 청와대는 지난 11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직후 브리핑을 열어 탈북민 단체의 전단 살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정부는 앞으로 대북전단 및 물품 등의 살포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고, 위반시 법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한반도 평화를 유지하고 우발적 군사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남북 간의 모든 협의를 계속 준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장금철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조선 속담이 그른 데 없다"며 "11일 남조선의 청와대가 삐라 살포 행위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라고 했다.

장금철은 청와대 입장에 대해 "지금껏 통일부 뒤에 숨어 있던 청와대가 마침내 전면에 나서 그 무슨 '대용단'이라도 내리는 듯이 입장 표명을 했지만, 우리로서는 믿음보다 의혹이 더 간다"며 "청와대가 현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나름대로 머리를 굴리며 꾸며낸 술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장금철은 그렇게 판단한 근거에 대해 "저지른 무거운 죄값에 비하면 반성하는 태도가 너무나 가볍기 때문"이라며 "자기가 한 말과 약속을 이행할 의지가 없고 그것을 결행할 힘이 없으며 무맥무능하였기 때문에 북남관계가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이라고 했다.

통일부는 현행 남북교류협력법에 근거해 대북전단을 살포한 탈북민 단체 2곳을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또 대북전단 살포를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미 몇 개의 대북전단 살포 제한 법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해 장금철은 "이미 있던 법도 이제 겨우 써먹는 처지에 새로 만든다는 법은 아직까지 붙들고 앉아 뭉개고 있으니 그것이 언제 성사되어 빛을 보겠는가"라며 "북남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진심으로 우려하였다면 판문점 선언이 채택된 이후 지금까지 2년이 되는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런 법 같은 것은 열 번 스무 번도 더 만들고 남음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장금철은 "지금 청와대와 통일부, 집권여당까지 총출동하여 '백해무익한 행위'니, '엄정한 대응'이니 하고 분주탕을 피우면서도 고작 경찰 나부랭이들을 내세워 삐라살포를 막겠다고 한다"며 "뒤늦게 사태수습을 한 것처럼 떠들지만 어디까지나 말공부에 불과한 어리석은 행태로만 보인다"고 했다.

◇장금철 담화, 대내용 라디오에서도공개

장금철은 지난해 2월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대남업무를 총괄하는 통일전선부장 자리를 넘겨받았다. 장금철 통전부장이 개인 명의 담화를 낸 것은 처음이다. 북한은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 외에도 13일 0시 5분쯤 북한 주민들이 듣는 대내용 라디오인 조선중앙방송에 장금철 담화를 공개했다.

앞서 통전부는 김여정이 대남사업을 총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여정은 지난 4일 담화에서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 폐지와 개성공단 완전 철거, 9·19 남북군사합의 폐기를 언급했다. 이 중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 폐지'는 지난 9일부터 모든 통신연락선을 완전 차단해 실행됐다. 통전부는 지난 5일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도 남측이 몹시 피로해할 일판을 준비하고 있으며 인차 시달리게 해주려고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장금철 담화에서 "이제부터 흘러가는 시간들은 남조선 당국에 있어서 참으로 후회스럽고 괴로울 것"이라는 부분은 개성공단 완전 철거와 9·19 남북 군사합의 폐기를 실시하거나, 무력도발을 감행하겠다고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손덕호 기자 hueyduc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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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끝까지|루이스 세풀베다 지음|엄지영 옮김|열린책들|320쪽|1만3800원

지난 4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타계한 칠레 소설가 루이스 세풀베다가 4년 전 발표한 마지막 장편 소설이다. 20세기 극좌파 혁명가들이 21세기 이후 역사의 미로에 빠진 상황을 액션 스릴러 영화처럼 그려냈다. 칠레의 민주화 과정과 그 이후 상황에 대한 성찰, 진정한 독재 청산과 화해의 길에 대한 고뇌가 허구의 밑바탕에 깔려 있다.

주인공 벨몬테는 칠레에서 태어나 극좌파 혁명가로 청춘 시절을 보냈다. 볼리비아에서 좌익 게릴라로 활동했고, 칠레에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자 대통령 호위대에 들어갔다. 군사 쿠데타로 좌파 정권이 몰락하자 해외로 탈출해 소련의 군사학교에서 특수 훈련을 받았다. 니카라과 사회주의 혁명에 뛰어들어 최고의 저격수로 명성을 떨쳤다. 유럽을 떠돌다가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혁명가 생활을 청산하곤 망명자가 됐다. 독일에서 카바레 경비원으로 먹고살았다.

유일한 보람은 고문 후유증에 시달리는 연인 베로니카의 치료비를 버는 것. 그는 다국적 기업의 이익에 봉사하는 '해결사' 노릇도 했다가 손을 씻은 뒤 칠레 바닷가에 은거했다. 하지만 '과거의 그림자'는 떨어지지 않았다. 칠레 군사 정권의 고문 기술자로 악명을 떨친 뒤 교도소에 수감된 인물을 암살하라는 음모에 억지로 엮이고 만다. 칠레 민주화 이후 정권의 비밀 조직과 러시아 정보기관도 개입된다. 옛 혁명 동지들이 벨몬테를 추적해 납치하기도 한다. 역사의 격랑에 청춘을 바친 혁명가들이 역사의 장난으로 갈라진 채 '역사의 끝까지' 가겠다며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

[박해현 문학전문기자 hhpar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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