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사태 이후 '리쇼어링(Reshoring)'이 전 세계적인 화두다.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면서 주요 국가들은 각종 유인책을 제시하며 해외로 떠났던 자국 기업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주요국들이 마스크나 인공호흡기조차 생산하지 못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제조업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됐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일자리 창출과 내수 활성화에 효과가 큰 제조업 유턴을 위해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찔끔 대책을 보면 과연 해외로 떠난 기업들이 돌아올지 의구심이 든다.
가장 높은 장벽은 30년 묵은 수도권 규제다. 수도권에 새로 지을 공장 면적의 총량을 3년 단위로 정해놓은 '공장총량제'가 대표적이다. 정부는 지난 1일 리쇼어링 기업에 대한 세제·입지·보조금 지원 확대를 약속했지만 가장 가려운 부분인 공장총량제는 건드리지 않았다. 복귀 의향이 있는 기업들 상당수가 수도권에 정착하고 싶어하지만 공장총량제에 가로막혀 사실상 신증설이 어려운 것이다. 기업에 가장 중요한 게 입지인데 이렇게 규제하면 누가 돌아오겠는가.
공장총량제는 일본의 수도권정비계획법 중 '공장 제한 3법'을 참고한 것인데 2000년대 들어선 공장입지법을 제외한 나머지 규제는 모두 풀었다. 또한 아베 신조 내각은 도쿄권역을 국가 전략특구로 지정하고 세제, 연구개발비 혜택을 주고 있다. 독일 역시 베를린에 테슬라 공장을 유치해 1만2000명 고용 대박을 터뜨렸다. 생산비가 낮은 해외에 정착해 이미 큰 금액을 투자한 기업들을 돌아오게 하려면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 인건비는 더 오르고 노동규제, 환경규제가 더 강화된 상황에서 입지까지 제한하면 기업들이 복귀할 이유가 없다. 일본도 푼 규제를 왜 우리는 못 푸나. 수도권 과밀화 방지와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명분 때문에 규제 완화가 어렵다면 지방보다 낙후된 경기 북부라도 풀어야 한다. 경기 북부는 2006년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이후 대규모 투자가 전무했다. 과감한 결단이 없다면 리쇼어링은 그저 공허한 말잔치로 끝나고 말 것이다.
▶네이버 메인에서 '매일경제'를 받아보세요
▶'매일경제' 바로가기 ▶뉴스레터 '매콤달콤' 구독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