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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TF확대경] '박원순 파문' 떠안을 이낙연 vs 김부겸, 누가 돼도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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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에 이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까지 불거지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이 가운데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왼쪽)과 김부겸 전 의원 중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리더십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게 됐다. /배정한·남용희 기자

1위의 신중함과 2위의 돌파력…확연한 차이

[더팩트|국회=문혜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표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워질 전망이다. 민주당 대권주자면서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은 당 대표에 선출된 순간부터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따른 민심 수습과 이로인해 치러지는 보궐 선거 결과에 따라 정치적으로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두 후보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입장부터 내년 4월 재보궐 선거 후보 공천 문제 등을 놓고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김 전 의원은 매 사안마다 선명하게 입장을 내놨다. 특히 박 시장 사태와 관련해 당 내부 분위기를 의식하고 있지만, 정제된 언어로 설명을 내놓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 15일 박 시장 성추행 의혹을 두고 "객관적인 기구에서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그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진상조사 기관은) 서울시인권위원회 혹은 인권위원회 정도일 것"이라고 분명하게 제시했다.

이어 "고소인은 자신의 주장이 객관성을 띠고 있고, 실체적 진실이 있다는 부분을 확인하는 쪽에 있는 것"이라며 "정쟁이 돼서 다짜고짜 (의혹을) 기정사실화하고, 말을 함부로 하면 자칫 사자명예훼손이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고소인 입장도 제대로 살피지 않으면 2차 가해가 된다는 지적도 있다. 섣부른 예단은 삼갔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김 전 의원은 내년 4월 7일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 후보 공천 문제에 대해선 "대한민국 수도와 제2도시의 수장 자리에 여당이 아무 영향을 발휘할 수 없게 되면 민심이 상상 이상 물결칠 것"이라며 "상황을 변경할 수밖에 없다면,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비판은 감내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부겸 전 의원은 논쟁적인 사안마다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면서 '정면승부'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9일 당 대표 출마 선언에 나선 김 전 의원. /김 전 의원 측 제공

김 전 의원은 이후에도 공식 입장을 내고 재보궐 선거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당헌을 존중하되, 당원들의 뜻을 물어 최종 판단하겠다"며 "만약 당원들의 뜻이 공천이라면, 제가 국민에게 깨끗히 엎드려 사과드리고 양해를 구하겠다. 그리고 필요하면 당헌을 개정하겠다"고 했다.

반면 이 의원은 대부분 사안에 침묵을 지키며 신중한 모습을보이고 있다. 이 의원은 14일 박 시장 의혹과 관련한 당 차원의 대응과 진상조사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물음에 "당에서 정리된 입장을 곧 낼 것으로 안다"며 말을 아꼈다. 함께 제기된 보궐 선거 공천 여부를 두고도 "시기가 되면 할 말을 하겠다"고만 했다.

15일 민주당 최고위에서 공식적으로 피해자에 대한 사과 입장이 표명되고 나서 이 의원은 이날 정오께 입장을 내놨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민께서 느끼시는 실망과 분노에 공감한다. 처절하게 성찰하겠다. 민주당과 제가 할 일을 마땅히 하겠다"고 적었다.

그는 "먼저 '피해 고소인'의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 고소인과 가족의 안전이 지켜지고 일상이 회복되도록, 경찰과 서울시 등이 책임 있게 대처해주기 바란다. 민주당도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특히 사건의 진상이 규명되기를 바란다. 관련되는 모든 기관과 개인이 진상규명에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의원과 달리 이 의원은 대체로 당의 입장과 결을 같이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14일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하는 이 의원. /남윤호 기자

다만 재보궐 선거 후보자 공천 여부에 대해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또 피해 고소인이라는 용어 사용도 논란이 됐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피해자를 향해 '피해 호소인'이라고 지칭하면서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다. 결국 민주당은 17일 최고위회의에서 '피해자'로 용어를 통일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 의원이 당권 경쟁자인 김 전 의원보다 한 발씩 계속 늦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의원이 이런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데는 21대 국회 임기 시작부터 '대권주자 선호도 1위'라는 타이틀로 수많은 관심을 받고, 당 대표 출마 선언 이후에도 높은 주목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는 분석이다.

반면 '당 대표로 당선될 경우 임기를 모두 채우겠다'고 선언한 김 전 의원은 각종 쟁점에 분명한 입장을 보이면서 '지지층 끌어들이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원외에서 당권 경쟁에 나서는 만큼 각종 채널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면서 입지를 넓혀가겠다는 복안으로 보인다.

이종훈 명지대 교수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낙연 의원은 상대적으로 앞서 가고 있어서 (신중한) 그렇다. 김 전 의원은 뒤쫓아 가는 입장에서 초조한 마음에 그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당장 매머드급 재보궐 선거를 치르는 상황에서 누구든 당 대표가 될 경우 막중한 책임을 떠안게 될 전망이다. 당권을 통해 대권을 노리고 있는 이 의원은 재보궐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행로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당 대표가) 재보궐 선거에서 지면 책임론이 나올 것"이라며 "양쪽 다 고민해야 할 일은 내년 재보궐 선거에서 압승할 수 있는 당의 역량을 집중시킬 수 있는 리더십"이라고 진단했다.

박 평론가는 "이를 위해선 인물 발굴, 정책 개발, 문 정부를 지원할 국회의 입법화와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두 인물의 상황을 두고 "이 의원 입장에선 (당 대표가 되면) 당내 지지기반을 구축하는게 가장 크다. 대선 경선을 위해 긍정적인 의미에서 당 기반을 만들고 집권당 대표로서 '이낙연이 하면 달라진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과 관련해선 "이전과는 다른 리더십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평론가는 "(김 전 의원이 대표가 되면) 당 분위기를 일신하는 모습이 기대될 것"이라며 "(그동안) 민주당에서 대구 출신의 당 대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김 전 의원은 탈호남을 통한 전국정당화, 젊고 새로운 인재 발탁 등 혁신에 나설 거다. 그렇게 보면 두 인물의 역할은 확실히 대비된다"고 말했다.

moon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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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 추가 폭로
역할과 외모 강요 받는 '여비서'
'시장님'은 못 듣는 을의 '얘기'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아니, 얘기를 하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지난해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비서관이 다리 통증을 숨기고 자신과 새벽 마라톤에 함께 했다는 사실을 안 뒤 한 말이다. 명확한 갑을 관계에서 ‘얘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라는 걸 을이라면 누구나 안다.

당시 박 시장은 일주일에 2번, 새벽 6시부터 1시간가량 마라톤을 즐겼다. 그의 옆에는 늘 비서관이 따랐다. 이에 다른 출연진이 ‘갑질’이라고 지적하자 박 시장은 “같이 운동하는 거니까”, “한 번도 싫다는 얘기를 안 해서”라고 말했다.

‘새벽 마라톤’ 중인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비서관 (사진=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방송 캡처)
이후 비서관은 아내와의 통화에서 “오늘은 조금밖에 안 뛰어서 발목이 조금 덜 아팠다”고 말했다. 다리를 삐끗하는 바람에 통증이 있었음에도 계속 참고 뛰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비서관이 과거에 무릎 수술을 두 차례나 받은 사실이 공개됐고, 박 시장은 연신 “미안해 죽겠네”라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박 시장의 ‘선의’(?)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아침 운동으로 지친 비서관이 원한 든든한 점심 메뉴와 달리 자신의 일정에 맞춘 사찰음식을 제안하는가 하면, 흔치 않은 ‘칼퇴’로 마련된 비서관의 오붓한 가족 식사 자리까지 함께했다.

‘소통하는 시장님’에서 ‘꼰대’가 되어버린 박 시장은 방송 이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실 저도 그 프로그램 찍으면서 굉장히 반성을 많이 했다”며 “나름대로 열심히 직원들한테 잘해준다고 했는데 그게 제대로 된 게 아니구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 마라톤에 여비서 오면 기록 잘 나와”

박 시장의 새벽 마라톤은 그가 돌연 극단적인 선택을 한 뒤 그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전 비서 A씨의 폭로에서 다시 등장했다.

A씨를 지원하는 한국여성의전화와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시장 비서실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성희롱과 성차별적 업무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박 시장은 마라톤을 하는데 여성 비서가 나오면 기록이 더 잘 나온다면서 주말 새벽에 나오도록 요구했다는 것이다. 또 “결재를 받을 때도 시장의 기분 상황을 확인하고, 심기보좌 혹은 ‘기쁨조’와 같은 역할을 요구 받았다”고 했다. 시장의 낮잠을 깨우는 것도 여성 비서의 몫이었고, 샤워할 때 옷장에 있는 속옷을 샤워실 근처에 가져다줘야 했으며, 시장실을 방문한 국회의원 등이 “비서를 얼굴로 뽑는다”고 말하는 등 성희롱적이 발언도 있었다는 게 상담소 측의 주장이다.

사진=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방송 캡처
박 전 시장의 생전 말처럼 A씨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

A씨측에 따르면 A씨는 2016년 1월부터 인사이동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특히 2019년 7월 근무지를 옮겼는데 이후 다시 비서업무 요청을 받자 인사담당자에게 ‘성적 스캔들’을 암시하며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당시 담당자는 문제상황을 파악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지어 A씨가 전보인사 기준을 언급하면서 부서를 옮기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박 시장은 “그런 걸 누가 만들었느냐, 비서실에는 해당 사항이 없다”며 피해자의 전보 요청을 만류하고 승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위력 앞 무력…‘여비서’에 대한 강요까지

A씨를 ‘피해자’로서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크지만 “4년 동안 뭐하다 이제 와서…”, “당연히 비서가 할 일 아닌가”, “앞으로 여자를 비서로 쓰지 마라”라는 등의 조롱섞인 의견도 나오는 게 현재 상황이다.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일상 속에서 수많은 위력을 경험하고, 또 무력을 느낀다. 그만큼 ‘위력 인지 감수성’은 민감하지만 모순적으로 “나는 그보다 더한 일도 당했다”, “그런 일은 주변에 비일비재하다”고 치부해 버리기도 한다.

여기에 여비서에게만 따라다니는 역할과 외모에 대한 강요가 아직 만연한 까닭도 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인 수행비서 김지은 씨가 안 전 지사의 출장 시 호텔을 직접 예약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그러자 한국성폭력상담소는 “비서 특히 수행비서는 숙박업소 예약도 업무 중 하나다. 상사는 그 어느 것도 직접 예약하지 않으며 문의하지 않는다. 이전 비서도, 이후 비서도 하는 업무이며, 현재 많은 정치인의 비서가, 기업의 비서가 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 모든 일정에는 운전기사가 이동을 지원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직장 내 피감독자 간음 추행 사건, 특히 비서 업무를 수행했던 자에 대한 간음 추행 사건에서 업무 수행 과정을 마치 ‘합의한 성관계’ ‘비밀스런 관계’ ‘자발적인 관계’의 뉘앙스로 기사를 쓴 보도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면서 “왜 일정과 다르게 굳이 숙박 예약을 지시했는지, 공금 출장으로 처리할 수 있었는지, 못했다면 이유는 무엇인지, 숙박지에서 다른 비서들에게 하지 않았던 위력 행사를 한 바가 있는지 ‘질문’이 향할 곳은 가해자”라고 지적했다.

‘시장님’은 못 듣는 을의 ‘얘기’…“좋은 모델”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채홍사(採紅使)’ 발언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왔다. 홍 의원은 지난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언급하며 “피해자가 한 명만이 아니라는 소문도 무성하고 심지어 채홍사 역할을 한 사람도 있었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고 했다. 채홍사란 조선 연산군 때 미녀와 좋은 말을 구하기 위해 지방에 파견한 관리를 말한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가 13일 오후 서울 은평구 한국여성의전화에서 열린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에서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초대화면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무리한 발언이었지만 일각에선 A씨 측의 기자회견서 나온 면접 과정을 지적했다.

A씨 측 법률대리인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 변호사는 13일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는 공무원으로 임용돼 서울시청이 아닌 다른 기관에서 근무하던 중 서울시청의 연락을 받고 면접을 봐 4년여간 비서로 근무했다”며 “피해자는 시장 비서직으로 지원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논란이 일자 서울시 당시 인사과장은 한 매체를 통해 “누군지 기억나지 않지만, 서울시 인사시스템은 비서실 근무라고 하더라도 본인의 의향을 묻고 결정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예쁘면 뽑아 가더라”, “암묵적인 관행”, “나도 기초자치단체 공무원인데, 나조차 당연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구청, 군청에선 예삿일이다. 이번 기회에 공론화됐으면 좋겠다”, “비서 선정 기준에 대해 정보 공개가 됐으면 한다” 등의 댓글이 잇따랐다.

서울시는 직원들 사이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하자 지난 5월 ‘서울시 성희롱·성폭력 재발방지 종합대책’을 추가로 내놨다. 그러나 이번 일로 그 종합대책도 ‘시장님’ 앞에선 소용없는 대책이라는 게 확인된 셈이다.

박 전 시장이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했던 “내가 오늘 깨지긴 했지만 제가 좋은 모델이 되어드렸네요”라는 말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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