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179표, 반대 102표, 기권 3표, 무효 4표…예상보다 웃돈 찬성표기각 리스크 최소화 한 與 지도부…기소된 임성근만 탄핵각하 가능성 크지만 의미있는 판결문 기대공은 헌법재판소로…28일 판사 임기 끝나 헌재 판단에 주요 변수될 듯[CBS노컷뉴스 박희원 기자]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이제 공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의결 정족수를 훌쩍 넘겨 예상보다 많은 찬성표로 헌정 사상 첫 법관탄핵소추를 이끌어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헌재에서 기각될 리스크는 최소화했다고 자평하고 있지만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관측들이 나온다. 여기에 임 부장 판사의 녹취록 폭로로 김명수 대법관의 거짓말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탄핵소추가 여권에 정치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양날의 칼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압도적 '탄핵' 찬성…이낙연 지도부, 막판 조율했다임성근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총투표수 288표 중 찬성 179표, 반대 102표, 기권 3표, 무효 4표로 가결됐다. 발의안에 서명한 의원 161명보다도 20표 가까이 더 나온 것. 일각에서는 인사 관련 표결인 탄핵안은 무기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이탈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가결 정족수 151명을 한참 웃돌았다.민주당 이탄희 의원이 제안서를 마련했을 때부터 당내에선 법관 탄핵에 적극적으로 동조하는 의원들이 많았던 데다가 발의 과정에서 서명하지 않은 의원들에 대한 친문 지지층의 압력 행사까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왼쪽부터), 류호정 정의당 의원,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임성근 법관 탄핵소추안을 제출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당초 탄핵소추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일부 의원들은 "법관 탄핵은 정의이자 개혁이 됐다. 누구도 거부하기 어렵다"는 말로 이같은 표결 결과를 해석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법조계 주변에서는 헌재가 탄핵소추안을 각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임기가 끝난 임 부장판사에 대해 탄핵심판을 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일부에선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이 없다'며 기각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가 인용되더라도 검찰에 이어 사법부 압박에 나선 것 아니냐는 야권의 정치 공세는 부담이 될 수 있다.당 지도부가 당초 이 의원의 탄핵 제안서에 임성근 부장판사와 함께 이름이 올랐던 이동근 부장판사를 빼는 등 막판 조율에 나섰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몇몇 율사 출신 의원들이 법리 검토를 다시 했고 당 지도부에 "이동근 부장판사는 빼야 한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전달했다. 이동근 부장판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명예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사건을 맡았다. 이 과정에서 임성근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지시를 받아 이 부장판사 등 재판부에 판결 지침을 내린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부장판사는 자신은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당 지도부 의원은 "이동근 부장판사는 기소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탄핵하냐"며 "탄핵소추 대상에 포함시켰으면 기각 결정이 나올 게 뻔하다"고 말했다. ◇與, 각하 가능성 크지만 의미있는 판결문 기대…"재보궐 전에 털었으면"민주당 내 율사 출신 의원들은 탄핵안이 가결된 뒤에도 우려의 목소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헌재가 심리를 서두를 수도 있지만, 탄핵심판은 구두변론 절차로 진행되기 때문에 임 부장판사의 시간 끌기 전략이 통할 가능성이 크다.헌법재판소. 박종민 기자여기에 김명수 대법원장과 임 부장판사 간 녹취파일이 공개되면서 야권에서는 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카드를 들고 나오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녹취파일에서 김 대법원장은 "지금 상황을 잘 보고, 더 툭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라고 언급했다.다만 민주당에선 각하되더라도 의미있는 결정문이 나올 거라는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 헌재에서 형식요건 결여로 각하 결정을 하더라도 임 부장판사의 재판개입행위와 위헌적 행위를 명시해 민주당의 손을 들어줄 거라는 것이다.민주당 입장에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헌재가 심리를 서둘러 2월 안에 인용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당 지도부는 "재보궐 선거 전에 (탄핵 이슈를)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며 "여론도 찬성 반, 반대 반으로 나쁘지 않고 지지층에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헌재 쟁점은? '민간인' 임성근의 법관 시절 위헌 행위를 처벌할 수 있을까헌재에서는 크게 두 가지 쟁점을 들여다 볼 것으로 보인다.첫 번째 쟁점은 민간인 신분의 임 부장판사가 파면 대상이 될 수 있느냐다.임 부장판사가 재임용 신청을 하지 않아 그의 임기는 이달 28일에 끝난다. 탄핵 심판의 대상은 현직 공무원에 국한돼 있다. 법조인 대부분이 공소시효가 지난 형사사건이 성립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심판도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임성근 판사 탄핵소추안 가결. 연합뉴스·윤창원 기자이외에도 쟁점은 또 있다.1심 재판부는 임 부장판사에게 법리상 무죄를 선고했지만, 임 부장판사의 '재판개입' 행위 자체는 유죄로 봤다.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임 부장판사에게 이 부장판사에 대한 '직권'이 없어서 무죄지만, 재판 개입과 관련한 사실관계는 인정했다. 임 부장판사의 행위도 직무상 권한 밖의 일을 지시한 월권죄에 가까운데, 현행법엔 월권죄 처벌조항이 없다.때문에 헌재는 직권남용의 법리 등에 얽매이지 않고 임 부장판사의 이같은 행위가 법관 신분에서 파면할 만큼의 위헌적 행위인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동의하면 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은 최종 확정된다.▶ 사법농단 판사 탄핵 관련기사 모음▶ 클릭 한 번이면 노컷뉴스 구독!▶ 보다 나은 세상, 노컷브이와 함께wontime@cbs.co.kr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가꾸어 특채로 것이 군말 듯한 표정으로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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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 수리하면 국회서 탄핵 못해”녹취록서 권력 눈치보기 드러나거짓 해명도 들통난 막장드라마여당은 임성근 탄핵안 통과시켜김명수 대법원장(왼쪽)이 4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으로 출근할 때 한 취재기자가 다가서며 질문하려 하자 경호원들이 제지하고 있다. 이에 앞서 김 대법원장이 임성근 부장판사와 지난해 5월 가진 면담에서 사표 수리 및 탄핵 등을 언급한 대화 녹취록이 이날 공개됐다. [뉴시스]사법부가 ‘최악의 위기’다. 최악인 이유는 위기가 법원 외부와 내부 모두에서 비롯되고 있기 때문이다. 법원이 입은 치명상은 헌정 사상 처음으로,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가 이뤄졌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탄핵소추의 대상이 된 고위 법관이 대법원장과의 면담 녹음파일을 공개하면서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이 폭로됐다. 이 무슨 막장 드라마인가. 4일 국회는 국회 본회의에서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재적의원 과반수(179명) 찬성으로 헌법재판소에 넘겼다. 탄핵소추 이유는 임 부장판사가 세월호 침몰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추문설’을 보도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재판 등에 개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법원의 위상을 더 크게 뒤흔든 건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터져나온 ‘김명수 대법원장 녹음파일’이었다. 앞서 지난해 5월 김 대법원장이 국회 탄핵 논의를 이유로 임 부장판사의 사표를 반려했는지를 두고 양측 간에 ‘진실 공방’이 전개됐다. 그러자 4일 오전 임 부장판사가 변호인을 통해 김 대법원장과의 면담 내용을 녹음한 파일을 공개한 것이다. “지금 상황을 잘 보고 더 툭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 자신의 발언이 숨소리까지 공개되고서야 김 대법원장은 ‘탄핵 관련 언급을 한 적이 없다’는 자신의 해명이 사실과 다름을 인정했다. “9개월 전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다르게 답변한 데 대해 송구하다.” 기억력의 문제로 넘길 일인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헌법 103조)해야 함을 판사들에게 당부해야 할 대법원장이 국민 앞에 거짓말을 늘어놓은 것 아닌가. 녹음파일에 담긴 발언 내용도 상상을 뛰어넘는다. “이제 사표 수리 제출, 그러한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나로서는 여러 영향이랄까 뭐 그걸 생각해야 하잖아. 그중에는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되고.” 지난해 4·15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한 직후 ‘여러 영향’과 ‘정치적 상황’을 저울질하는 듯한 태도다. 사법부를 책임진 대법원장으로서 스스로의 책무를 저버린 것 아닌가. 그뿐인가. 대법원장은 탄핵 자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오늘 그냥 수리해 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 하잖아.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굉장히 적절하지 않아”라고 했다.법 원칙을 고민하기보다 입법부, 특히 여권의 눈치 보기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낮은 차원의 발화(發話)들은 대법원장 자신은 물론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밑동부터 흔들고 있다. 임성근, 대법원장 대화 녹음하고 본인 탄핵 표결날 공개까지 임 부장판사가 녹음파일을 공개한 것 역시 적절하다고 도저히 말할 수 없다. 대법원장과 대화를 나누면서 그 내용을 녹음해 두고, 자신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시점에 공개한 것을 법관으로서 정당한 행동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한낱 종이일 뿐인 법원 판결문이 시민의 자유와 재산을 판가름하는 건 법원과 판사들의 권위 때문이다. 판사들이 저잣거리에서 드잡이를 하는 이들과 다름없는 행태를 보인다면 어느 누가 판결에 승복하겠는가. 그럼에도 이 사태의 한가운데엔 대법원장이 있다. 김 대법원장은 취임 후 양승태 대법원장 재임 시절의 ‘사법농단’, 즉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해 책임지고 정리하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 그 결과 법원 내부에서 1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놓치고, ‘검찰 수사’라는 거친 손에 전적으로 맡겨야 했다. “31년간 법정에서 당사자와 호흡하며 재판만 했던 사람이 어떤 수준인지 보여주겠다.” 김 대법원장은 2017년 8월 대법원장 후보자에 지명된 뒤 기자들 앞에서 다짐했다. 지금 국민이 목격하고 있는 것은 참담하게도 30년씩 재판을 했다는 대법원장과 부장판사의 수준이다. 그들이 말하고 공개한 녹음파일을 들은 시민들은 묻고 있다. 대한민국의 사법은 왜 이 정도 수준밖에 안 되는가. 이런 법원을 어떻게 믿고 우리의 생사가 달린 재판을 맡길 수 있는가. 이것이 대법원장과 판사들이 비켜서지 말고 답해야 할 질문이다.권석천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sckwon@joongang.co.kr▶ 네이버 구독 첫 500만 중앙일보 받아보세요▶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삼천피에 찬물? 공매도 재개, 당신 생각은ⓒ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